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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할 사주팔자 내 친구가 여자친구랑 헤어졌다. 여자친구가 있을 때는 그렇게 나는 안중에도 없드만, 이별하니 만남의 출석률이 높아졌다. 그래 쉬어가라. 나는 친구들 사이에서 등대 같은 존재로 여겨진다. 연애하다 헤어지면 언제든지 나라는 등대에 정박하고 쉬어간다. 나는 그만큼 이십 대 후반에는 연애를 못했단 말이다. 그럼에도 나는 쉬러 온 친구들을 끌고 어떻게든 커플들보다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기 때문에, 인기 많은 등대였던 것 같기도 하다. 솔로가 천대받은 세상에서는 정신차리고 꿋꿋해야 한다. 아무튼 이별 경험을 맛 본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우린 맥주를 마셨고, 2차를 가기 위해 길을 걷다 아주 외진 골목에서 조금 허름한 사주 집을 발견했다. “야 너 연애 사주 한 번 봐보자” 나는 친구를 데리고 무작.. 2020. 10. 6.
아이들이 조금 다르게 느껴질 때 친구가 아들을 데려왔다. 내 친구 중에 유일하게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은 친구. 인스타 사진으로만 보던 친구 아들은 한 2살쯤 되었나, 갓난 아기였다. 세상에~ 엄청 작다.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너무 귀엽다. 특히 앉아있는 뒷모습에 튀어 나온 볼이 너무 사랑스러웠다.ㅠ 거기에 가끔씩 웃어주는 모습이 아주 그냥. ㅇㅇㅇㄴㄴㄴ으아 어떤 형용사를 써야 할 지 모르겠다. 요즘은 마음이 녹는 순간이 몇 없는데, 그 중 하나가 이렇게 작은 아기를 보았을 때다. 존재에서 뿜어져 나오는 뭔지 모를 애틋한 기운이 너무 강력하다. 이럴 때는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본능적으로 터치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손을 아기 가까이 뻗게 된다. 손을 뻗어 아기의 손을 잡고 싶고, 볼도 한껏 잡아당겨 보고싶다. 하지만 혹시 모.. 2020. 9. 29.
출근길에 항상 너는 인생의 주인공이라고 말해주는 친구 출근 길에서 가끔 마주치는 친구. 바로 효녕이.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친구인 적어도 15년은 넘게 어울린 친구다. 워낙 인기가 많은 친구라 스무 살 이후로는 얼굴 보기가 힘들었지만 바로 어제도 같이 운동을 했을 정도로 소소하게 오랫동안 만나는 친구다. 이 친구는 다른 친구들과 조금은 다르다. 항상 싱글벙글이다. 연예인 같은 비주얼을 갖고 있어서 그런가. 세상을 참 아름답게 본다. 모든 일에 긍정적이다. 조금 예민한 친구나 현실적인 친구들에게는 철없고, 맘 편하게 산다~ 라는 인식을 주어 핀잔도 참 많이 받지만, 이 친구는 정말 이 친구만의 삶을 고수하는 느낌이 강하다. 이 친구는 사실 우리가 ‘지금 나이대’에 갖추어야 할 사회적 조건이라고 불리는 것에 관심도 없을 뿐더러 충족시키지 않았다. 미래.. 2020. 9. 29.
내 교과서 ‘당신이 옳다’ 1월 27일 일기. 요즘 나는 왜 그럴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판단착오가 많았다. 잘못된 선택들을 한 것 같다. 조언을 했고, 판단을 하고 상처를 주었다. 살아갈수록 왜 실수만 많아지는 걸까? 그 친구의 걱정과 무게감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왜 나는 그 친구를 신뢰하지 못했을까. 미안하다. 다 그들이 그들 답게 잘 살아가기 위한 최선의 노력이 었을텐데 그 친구의 감정은 정말 중요한 건데 3월 11일 지웅이. 내가 해준 말들은 어떻게 다가왔을까? 이럴 때는 공감만이 다일까? 나는 어떤 질문들을 던져야 했을까 여자친구한테 차이기 일보 직전이 라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내가 한 말들은 과연 좋은 답변이었을까 해결점만 주려는 내 대답들은 과연 어떻게 다가왔을까 그저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 감정을 같.. 2020. 9. 28.
국방색 헤드 셋을 꼭 써야 하는 이유 친구들이 놀린다. 헤드 셋을 낀다고. 우연히 지하철역에서 만나면 헤드 셋을 쓴 내 모습을 보고 사진을 찍어대며 놀린다. 술자리에선 내 헤드 셋을 벌칙도구로 쓰려고도 한다. 술 게임에 진 사람 10분 동안 쓰고 있기….. ​잠시 분노조절 타이밍. ​잠시 조금 떨어져서 이 사건의 전말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이 친구들이 놀리는 이유가 무선이어폰이 대세가 된 이 시기에 시대 흐름에 반하는 많은 부피를 차지하는 헤드 셋을 끼기 때문인가? 아니면 헤드 셋 치고 디자인이 별로인 건가? 아 그냥 날 놀리고 싶은 건가? ​헤드 셋을 쓰고 다시 한 번 거울을 보았다. ‘아 괜찮고만 !! 다들 왜 그래?’ 나는 아무리 봐도 헤드 셋을 쓴 나의 모습이 썩 괜찮았다. 헤드 셋을 쓰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고 확신을 얻어 친구들의.. 2020. 9. 28.
내 친구 중에는 신이 있다 내 친구 중에 신이라 불리는 친구가 있다. 실제로 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아마 다른 사람들의 주변에는 이런 캐릭터가 잘 없을 것 같다. 이 친구가 신으로 불리는 이유는 그만큼 운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불운의 신’이다. 이 친구는 운이 없는 경우가 참 많았는데, 한 가지 일화를 소개한다. 이 친구가 경찰공무원 준비할 때다. 공부를 하다가 어김없이 편의점에 들려 담배 한 갑을 사고 도서관에 다시 들어가서 공부를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저녁 시간이 돼서 집에 돌아가는데 갑자기 옆 찻길에 봉고차가 한 대 서더니 남자들이 우르르 내렸다고 했다. 그러더니 거기서 대빵처럼 보이는 한 남자가 자신의 얼굴을 유심히 쳐다보더니 “음. 이 새끼 맞네. 데리고 타”라고 했단다. 그리.. 2020.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