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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에서 내가 떠올린 것들 2 _ 조금 다른 공동체 오클랜드 대 도시를 떠나, 마운트 망가누이라는 휴양지에서 새로운 워홀 라이프를 시작하였다. 오클랜드에서 만난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나의 워홀의 목적은 뚜렷하였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낯선 곳으로 떠났다. 새롭게 방문한 곳은 바다와 산이 접해 있으며, 매 여름 서핑하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아름다운 휴양지였다. 아름다운 도시에서 새로운 일상을 보낸다는 설레임과 또 다시 혼자라는 걱정이 함께 피어 올랐다. 걱정이 피어 오를 때는 고민보다 움직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나는 도착하자 마자 게스트 하우스에 머물며 새롭게 머물 장기투숙이 가능한 집을 구하기 위해 움직였다. 이 과정이 조금 특별하다. 보통 워홀러들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할 때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집을 구한다. .. 2020. 10. 14.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에서 내가 떠올린 것들 1 _ 딥한 외로움 스무 네 살. 친구와의 첫 해외여행으로 다녀온 일본 여행과 학교에서 보내주는 한 달 짜리 필리핀 단기어학연수로 인해 ‘다른 나라’라는 새로운 영역을 발견한 뒤, 툭하면 새로운 나라만 탐했던 시기가 있었다. 사실 이 시기에는 모두가 취업에 대한 압박이 심할 때였는데, ‘스펙 쌓기’라는 단어가 유행할 때가 바로 이 시기였다. 많은 사람들이 취업에 대한 걱정이 심했다. 나는 사회학을 공부한 사회학도로서, 사실 관계와 상관없이 집단과 사회가 주는 영향력을 이해하고 어쩌면 이 사회의 두려움이 과장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나는 속이 빈 사회학도라 주위 친구들과 함께 떨었다. 후덜덜 아무튼 나는 결국 스펙이나 쌓으라는 주위의 말을 뿌리치고 일과 휴식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워킹 홀리데이라는 제도.. 2020. 10. 13.
히로시마에서 돌아오는 길 2017년 12월 눈 때문에 비행이 지연되면서 새해 다이어리를 미리 피게 되었다. 지금 내 눈 앞 풍경은 화창한 하늘, 귀로는 클래식이 흐르고 있다. 히로시마 공항은 작지만 여유로운 분위기를 뽐낸다. 나는 지금 이렇게 평온한데, 메신저에서는 눈 때문에 난리법석이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집 가는 길이 험난하려나. 아무튼 히로시마에서 2017년에 대해 돌아보고 왔기 때문에 꽤 만족한 여행이었다. 전반적으로 만족도 불만도 아닌 무난했던 한 해. 어 갑자기 졸리다. 잠깐 비행기에서 잠들었다. 어우 쓰러지듯 잠들었네. 히로시마의 짧은 여행을 돌이켜보면, 히로시마에서는 작고 소박한 것들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든 것이 작다고 느껴졌다. 집도, 음식도, 동네도. 그럼에도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이 살아.. 2020. 10. 13.
사랑하는 나와는 많이 다른 동생 연년생으로 태어난 형제는 날아오는 주먹을 잘 피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는 말이 있다. 사실 내가 지었다. 특히 나는 어렸을 때 이 특성을 가질 수 있었는데, 이 특성은 일년 차이로 태어난 동생이 나와는 너무나도 달라서, 덕분에 특수하게 얻게 된 특성이다. 꽤 많은 연년생 형제들이 그랬듯이 어릴 때부터 나와 동생은 정말 많이 치고 박고 싸웠다. 유혈상태도 몇 차례 있었을 정도다. 하지만 이 전쟁에서 영향을 끼치는 몇 가지 특별한 문제점이 있었다. 정말 큰 특이점이라 지금 내가 이렇게 아무 탈없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 감사하게 느껴지는데, 문제는 즉 이렇다. 내 동생은 초등학생 때, 전교에서 싸움을 제일 잘하는 사람에게 붙여주는 호칭. 즉 전교 일짱이었다. 미친거 아닌가. 나는 그냥 태어난 것일 뿐인데 내.. 2020. 10. 8.
가족, 그 익숙한 것에 대하여 # 많은 사람들이 가족이라는 단어에 어떻게 반응할까, 가족이란 주제로 다른 사람들이랑 이야기할 기회가 없어서 일반적인 생각을 잘 모르겠다. TV에서 방영하는 ‘안녕하세요’나 ‘유퀴즈’ 처럼 고민을 나누는 프로그램을 보면 가족은 뭉클한 존재이기도 하고, 원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나에게도 가족은 제일 뭉클하면서도 슬픈 존재다. 지금 우리 가족은 너무나도 잘 지내고 있지만, 이렇게 잘 지내고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된 이후로 이 순간이 더 감사하다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 어느 순간부터는 가족과 나의 역할이 바뀌어 가는 것을 느낀다. 그 동안 내가 돌봄을 받아왔고, 내가 어엿한 성인이 되기까지 아낌없는 지원을 받아왔다면 지금은 조금씩 내가 우리 부모님을 돌보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 2020. 10. 8.
내가 생각하는 나의 특징 내 성격을 단언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딱 하나. 이 것만은 확실하다고 할 수 있는 특성이 있는데, 그건 바로 ‘무모함’이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상대적으로, 그리고 나름의 합리적인 수준에서 쉽게 ‘변화’를 선택할 수 있는 것 같다. 분명 나보다 훨씬 더 무모하게 도전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내가 가진 ‘무모함’도 분명 색깔이 있다. 나는 남들이 세 번 정도 고민할 것에 대해 빠르게 선택하고 실행에 옮기는 성향이 있다. 첫 발을 띄우는 게 빠른 것이다.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해 혼자서 아주 희망차고 밝은 청사진을 띄우고 실행에 옮기고 본다. 어쩌면 사소하지만 실천하기에 어려운 것.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제주도 자전거 타고 일주하기, 산티아고 걷기,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 2020. 10.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