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남자들의 인생을 어떻게 보시나요? "
김정운 교수는 문화심리학자다. 단순 인간의 심리만이 아닌 문화와 결합시킨건가? 싶다. 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고, 희미하게만 이해하고 넘긴다. 하지만 이 교수의 책들은 다 재밌다. 책들이 모두 날 것의 느낌이 있고, 유머스럽다. 남자라면 조금은 부끄러워 할 내용도 서슴없이 한다. 솔직하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의 남자의 삶, 그리고 심리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 김정운 교수가 글 내용 중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전문가라면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야 한다." 자신들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자신들만 아는 단어들을 써가며 설명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 고립되기 쉽다고 여긴다. 일리가 있다. 사실 이 책은 남자에 대해서만 설명하는 건 아니다. 부분적으로 남자의 특징을 한국문화와 결부시켜 설명하지만. 보편적인 인간에 대한 문화심리학을 설명한다. 재밌으니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고나면 지금의 나보다는 윗세대의 아는 사람들이 떠오른다. 가족뿐만아니라 회사에서 만나는 사람들. 그들이 문화로서 받은 영향들. 그렇기 때문에 이해범위가 조금은 늘어나는 느낌을 받는다. 우리 윗세대를 다르다고 싫어하지말자. 그저 다른 거다. 우리도 같은 문화에서 자랐다면 별반 다르지 않을 확률이 높다!
p.33
'모티베이션' 혹은 '동기'로 번역되는 이 실행 동력의 한국식 조작적 정의는 어떤 것일까?
'설렘'이다. 가슴이 뛰고, 자꾸 생각나고, 목표가 이뤄지는 그 순간이 기대되는 그 느낌을 우리말로는 '설렘'이라고 한다. 설렘이 있어야 상상 속의 목표가 구체화되고 현실화된다. 설렘이 있어야 목표가 구체화되고 현실화된다. 설렘이 있어야 목표를 이뤄나가는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 행복과 잼의 구체적 내용도 설렘이다. 설레는 일이 있어야 삶이 행복하고 재미있다는 이야기다.
p.45
삶의 속도가 급변하여 생기는 문화병의 치료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걷기'다 수백년에 이르는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우리의 몸과 마음은 '걷는 속도'에 적응해 발달해왔다. 감당하기 어렵게 빠른 삶의 속도는 불과 지난 몇백년 동안의 일일뿐이다. 인류 역사를 하루로 보면 겨우 몇 초 전에 시작된 변화라는 이야기이다. 요즘 그래서 다들 '올레길' 등을 찾아다니며 걷느라 난리다. 아주 오래되고 익숙한 삶의 속도를 회복하고 싶은 까닭이다.
p.49
그리움을 아는 자만이 자신의 삶에 감사할 줄 안다. 그래서 가끔은 외로워야 한다. 가슴 저린 그리움이 있어야 내가 이제까지 살아온 삶에 대한 기쁨, 내 가족에 대한 사랑, 내가 소유한 모든 것들에 대한 감사가 생기는 까닭이다. 나이 들수록 내 삶이 허전한 이유는 그리움이 없기 때문이다. 도무지 그리운 게 없으니 삶에 어떤 기쁨이 있고, 무슨 고마움이 있을까
p.92
나이가 들수록 '나' '나의' '나에게'와 같은 단어들은 줄어들고 '우리'와 같은 공동체 관련 단어들이 늘어났다.
대나무는 아무리 태풍이 불어도 부러지지 않는다. 채 몇 센티미터도 되지 않는 가는 줄기가 높게는 수십 미터까지 올라간다. 마디가 있는 까닭이다. 마디가 없는 삶은 쉽게 부러진다. 아무리 바빠도 삶의 마디를 자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주말도 있고, 여름휴가도 있는 거다.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 삶의 마디를 잘 만들어 '가늘고 길게' 아주 잘 사는 것을 뜻한다.
p.99
'함께 보기'로부터 시작되는 상호간의 '관심 공유', '의도 공유'야말로 의사소통적 합리성의 심리학적 기초다. 아동 발달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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