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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느낀바 : 책장

모월모일

by 멍뭉미안녕 2020. 6. 17.

 

 

 

 

 " 당신은 똑같은 일상에서 낯선 느낌을 받은 적이 있나요? "

 

 

 

강릉에가서 한낮의 바다라는 작은 독립서점에서 구입한 책. 알토란 같고 이쁜 단어들로 생각으로 가득 책. 분명 작가는 미니멀 라이프를 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책. 푸르고 정갈하고 소박한 삶이 깃든 책. 이따금 책을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나는 재능이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 책. 솔직담백한 책. 

 

한 여름에 원두막에서 수막을 먹는 느낌의 책이다. 시원하고 소박하면서 평범한 일상을 어쩌면 다르게 느낄 수 있는 책이지 않을까 싶다. 다른 글에서 이야기 했듯이, 요즘은 나는 낯섬과 새로움에 고파하고 있다. 일상에서 조금 벗어나고 싶은 느낌. 하지만 이 책은 일상에서도 특별함을 느낄 수 있다고 용기내라고 하는 것만 같다. 편하고 따뜻하게 읽은 책이다. 나도 주위 사람들에게 이런 느낌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p. 8

평범함은 특별하다. 우리가 그 속에서 숨은 모과를 발견하기만 한다면 평범이 특별함이다. 매일 뜨는 달이 밤의 특별함이듯.

 

 

 

p.30

무언가를 잘 보고, 옳게 말하고 정확히 듣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그보다 누구도 보지 못한 것을 알아보고 말을 올해 없이 전달하고, 힘들다고 말하는 자의 소리를 향해 귀를 여는 게 더 중요하다. 

 

 

 

p. 34

"옷은 내가 머무는 가장 작은 공간이잖아"

행복은 가볍고 따뜻한 스웨터를 입고 가끔 창밖을 바라보며, 책을 읽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p. 81

돈이 많아도, 큰 집에 살아도, 부와 명성을 가진다 해도,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단언컨대 행복은 가진 것에 비례하지 않는다. 시인 김수영의 말처럼 모래에게 물어볼 일이다.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충분히 아름답지만, 자기 안쪽의 빈 방은 생각지 않고 퍼주는 일에 시간을 쓰는사람. 저 그릇은 너무 커서, 나는 밖에서도 안에서도 끝내 다 볼 수 없을 것이다.

 

 

 

p. 104

결국 행복은 '바라는 게 없는 상태'다. 소소한 창작에 몰두하거나 고요한 내면을 돌보기 위해 시선을 자기 내부로 돌리는 일이다. 우리는 작은 행복을 잊고 살다, 일상이 비틀어질 때에야 비로소 '진짜 행복'을 생각해보는지 모른다. 평생 '큰 행복'을 찾아 헤매는지도 모른다. 

 

 

 

p.122

숲을 베어 작은 종이 묶음으로 만든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내게서 다시 숲이 되었다.

 

 

 

p. 130

나는 적어도 책 속에서 책 밖을 향해 가르치려고 안달난 사람이 되지 말아야지. 사실 내가 의사에게 바라는 것은? 아픈 곳을 알아주는 것. 그뿐일지 모른다. 아는것 말고 알아주는 것.

 

 

 

p.140

비와 나 사이에 거리가 있어야 좋다. 비와 나 사이 사이가 사라지면 시선도 사라진다. 

 

 

 

p. 174

좋은 취미란 몸이 그쪽을 향하고 마음이 달릴 만한 것, 순전히 좋아하는 무엇이 될 것이다. 직업과는 거리가 멀고 어떤 의무와 책임에서도 빗겨나 있는 것. 좋아하다보니 자주 하고 자주 하다보니 잘하게 되는 무엇, 힘들 때 비상구가 되고 생각만 해도 기분좋아지는 것. 일상의 일부이나 일상 밖의 일인 듯 설렘을 주는 것. 준비를 많이 해야 하는 것이어선 곤란하다. 아무래도 취미는 "그냥 취미삼아 하는거야"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접근성과 편안함을 가지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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