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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 일상속내생각

내가 생각하는 나의 특징

by 멍뭉미안녕 2020. 10. 6.

 

내 성격을 단언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딱 하나. 이 것만은 확실하다고 할 수 있는 특성이 있는데, 그건 바로 ‘무모함’이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상대적으로, 그리고 나름의 합리적인 수준에서 쉽게 ‘변화’를 선택할 수 있는 것 같다. 분명 나보다 훨씬 더 무모하게 도전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내가 가진 ‘무모함’도 분명 색깔이 있다.

 

나는 남들이 세 번 정도 고민할 것에 대해 빠르게 선택하고 실행에 옮기는 성향이 있다. 첫 발을 띄우는 게 빠른 것이다.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해 혼자서 아주 희망차고 밝은 청사진을 띄우고 실행에 옮기고 본다. 어쩌면 사소하지만 실천하기에 어려운 것.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제주도 자전거 타고 일주하기, 산티아고 걷기,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 아이슬란드 캠핑여행, 마라톤, 부동산 투자 아 지금 이렇게 책을 쓰는 것도 포함된다. 누구나 할 수 있으면서도 막상 선택하려면 망설여지는 것들. 나는 이런 것들에 대한 선택이 빠르다.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앞서, 이미 내 머릿 속에서는 사람들이 그 행사로 인해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이미지가 영화처럼 찰칵찰칵 흘러간다. 그리고 바로 실천해버린다. 나는 이런 것에 대해 경험이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큰 고민 없이 쉽게 선택했다. ‘해보고 생각하지 뭐’ ‘경험하면서 피드백을 얻자’ 주의이다.

이건 다르게 생각하면 어쩌면 나는 ‘내가 불편한 상태에 놓이는 것’에 대해서 관대한 것이다. 사람들이 변화를 선택하지 않는 건 단순한 불확실성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순간 발생하는 불편함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도 결심을 하고 실행에 옮길 때는 불편한 감정이 생기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그 것이 그저 순간이고 당연한 것이라고 언젠가부터 이해하기 시작했다. 잠시의 불편한 감정을 이겨내는 것이 나의 장점이라면 장점 같다.

 

 

하지만 이런 ‘내 선택들’에도 기준은 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나와 함께 피해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에는 선택을 보류하는 편이다. 나 스스로는 불편한 상황에 놓여지는 것에 대해 관대하지만, 누군가 한 명이라도 같은 상황에 빠지면 같은 결정을 쉽게 하지 못한다. 이십 대에 혼자 많이 여행 다닌 이유가 여기 있지 않을까 싶다. 또 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용기내서 고백하지 못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 포함된다. 어쩌면 나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그 사람과 그 와 관계된 모든 것들에게 문제를 초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있다. 남 눈치를 보는 것이다.

 

변화를 쉽게 선택하는 것은 내 장점이지만, 이렇게 빠르게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게도 많은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뭐 설명 안해도 다 알 것이다. 무모함은 건강도 잃게 하고  길을 잃게도 만든다. 이미 나는 많은 것을 잃었다…

 반대 성향인 사람들은 꽤나 튼튼한 사전준비와 방어선을 구축하고 시작하는데, 어쩔 땐 그런 시작이 많은 것을 고려한 만큼 얻어가는 것이 많은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것이 더 좋다, 안 좋다’ 라고 구분 짓기는 어려운 것 같다. 모든 건 상황과 문제에 따라 다르다. 꼼꼼하고 계획적인 성향은 분명한 축복이지만, 직관과 상상으로 출발해야 하는 경우도 꽤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드는 생각은 내 주위에 나에게 이런 선택을 할 때 한 두 가지 더 고려해야 하는 점을 던져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아니 나는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 하나 하나 곁에 두고 다양한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하고 싶다.

 


갑자기 횡설수설 하는 거 같은데..

너가 필요하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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