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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 일상속내생각

내 교과서 ‘당신이 옳다’

by 멍뭉미안녕 2020. 9. 28.

1월 27일 일기.

 

요즘 나는 왜 그럴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판단착오가 많았다. 잘못된 선택들을 한 것 같다. 조언을 했고, 판단을 하고 상처를 주었다.

살아갈수록 왜 실수만 많아지는 걸까?

그 친구의 걱정과 무게감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왜 나는 그 친구를 신뢰하지 못했을까.

미안하다. 다 그들이 그들 답게 잘 살아가기 위한 최선의 노력이 었을텐데

그 친구의 감정은 정말 중요한 건데

 

 

3월 11일

 

지웅이. 내가 해준 말들은 어떻게 다가왔을까?

이럴 때는 공감만이 다일까? 나는 어떤 질문들을 던져야 했을까

여자친구한테 차이기 일보 직전이 라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내가 한 말들은 과연 좋은 답변이었을까

해결점만 주려는 내 대답들은 과연 어떻게 다가왔을까

 

그저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 감정을 같이 느껴주는 것. 참 어렵다.

제발 조언, 아는 척 삼가하자고!

 

 

어느 날 내가 쓴 일기다. 사실 이 일기를 쓴 해에 유독 이런 비슷한 내용의 일기들이 많았는데, 나는 판단을 하고 조언을 하는데 중독되어 있었나 보다. 이 때의 나는 공감보다는 문제 해결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사실 나의 조언들은 문제 해결에 가깝지도 못하였고,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지도 못한 것이 현실이었다. 사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방법적인 것을 제시하기에 앞서 참 많은 것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저렇게 후회하고도 꽤나 오랫동안 여러 차례 같은 실수를 반복해 온 것 같다. 하지만, 지금에야 와서 조금은 어떠한 고민을 이야기하는 상대방의 감정에 집중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바뀐 이유는 ‘당신이 옳다’ 책을 만났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내가 평소 고민하는 지점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당신이 옳다’는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이다. 내가 너무나 가지고 싶은 능력을 잘 설명 해주었기 때문에 이 책은 나의 교과서가 되었다.
내가 상대방의 입장보다 문제 해결에 대해 집중하게 되었다고 반성할 때마다 ‘당신이 옳다 읽어야겠다’라고 바로 떠오를 정도로 아끼는 책이 되었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에도 꽤 오래 머물러서 많은 사람이 알 수도 있는 책이다. 여기서 내가 공감했던 문장을 몇 가지 소개한다.

 

p.57

한 사람이 제대로 살기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할 스펙이 감정이다. 감정은 존재의 핵심이다. 한 사람의 가치관이나 성향, 취향 등은 그 존재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중요한 구성 요소들이지만 그것들은 존재의 주변을 둘러싼 외곽 요소들에 불과하다. 핵심은 감정이다.

 

p.141

공감은 그저 좋아 보이는 외형에 대한 지지와 격려의 반응이 본질이 아니다. 존재 자체에 대한 주목이어야 하고 그럴 때만이 그 위력이 오롯이 나타난다. 약효가 없는 약이 가짜 약이듯 공감의 위력이 없는 공감은 공감이 아니다.

 

좋은 내용이 훨씬 더 많지만 이 정도로 추렸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많은 생각이 들기도 했고, 읽는 내내 슬픈 감정이 맴돌았던 기억이 났다. 미안함이나 창피함 같은 것도 같이 몰려왔었다. 떠오르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다. 나는 내 주변에 힘든 사람들에게 적당히 들어주고 힘듦에 대해서 해결책을 제시하기 바빴다. 그 것이 그들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고, 나는 문제 해결에 대한 본질을 짚어낼 줄 아는 사람이라고 착각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그저 아는 척 쟁이였다. 일을 할 때도 비슷했다. 많은 사람들과 상담을 할 때, 참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왔는데 나는 표면적인 공감을 해왔던 것 같다. 장시간 들어주는 것이 곧 경청이고 공감이라고 생각했었다. 전문성의 부족이었다. 아니 진짜 븅딱이었다!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리고 적절한 용기를 주는 일은 이해와 연습 없이는 하기는 어려운 것들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은 지 2년은 더 되었지만, 아직도 나는 같은 실수를 한다.

사람을 사람 답게 봐주는 것. 각각의 고유성에 집중해주는 것. 감정에 집중해주는 것. 판단, 조언을 하지 않는 것.

 

가능하다면 참 잘하고 싶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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