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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 일상속내생각

내 가치관이 변화하는 과정

by 멍뭉미안녕 2020. 9. 22.

 

 

어린 나이에 처음으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좋은 삶 인가’에 대해 고민했을 때, 나름의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 (30분 이상 고민했으니 치열한 거다.)

 

‘최대한 많이. 크고 작은 경험을 맛 봐야지. 최대한 다양한 경험!’

 

그리고 3년이 지났다. 나는 에너지가 별로 없는 사람인데(분명 태생이 그런 것 같다. 나 운동도 많이 좋아하는 사람인데 억울하다), 그런 사람치고 부지런히, 도전적으로 여행도 가고, 사람들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탐했던 것 같다. 하이라이트는 다른 나라에서 약 9개월 정도 살아본거다. 내 기준에서는 노력했다. 진짜.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자 노력하였고, 책도 부지런히 읽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분명 좋았다! 돌이켜봐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좋은 추억들을 많이 남겼다. 상황과 환경에 굴복 되지 않을 수 있는 태도를 얻은 것만 같았다. 하지만 뭔가 분명 채워지지 않은 것이 함께 있었다. 이게 정말 맞나 라는 생각과 공허감이 스물스물 올라왔다.

 

그리고 20대 중후반, 나는 다시 한 번 방향성을 고쳤다. 이번엔 강화도에 여행가서 취해서 헤롱헤롱 대면서 두 시간 넘게 다이어리에 내 삶을 돌아보며 고민했다. (강화도 별 보면서 마시는 와인 존맛. 낭만과 유배 온 기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진심으로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봐야지. 공익적인 것에 관심을 가져 봐야지. 세상에 유명해지거나 알아주는 사람은 결국 어떻게든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친 사람이잖아?

내 직업에 최대한 가치를 담고 다른 사람이 주체적으로 살 수 있도록 노력해 보는거야. 더 나은 세상이 되는데 일조해야지. 이건 분명 좋은 삶일 거야’

 

좋았다. 이 방향성은 틀리지 않은 것 같다. 어떠한 실용적인 실력이 늘거나 그런 건 아닌데 더 좋은 세상이라는 큰 범위에 관심을 가지자 삶과 사람을 보는 시각이 넓어진 것 같다. 정치, 사회, 경제 등 세상 돌아가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미시적으로도 사람을 만날 때 다양한 모습을 존중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기도 했다. 특히 일을 하면서 민주주의의 필요성을 절절하게 실감했고, 수동적이었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을 위해 나를 낮추었던 경험은 참 소중했다. 내가 세웠던 가치관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지는 못하였지만, 분명한 성장은 있었다고 생각했다. 조금은  주위 사람들도 조금씩 알아주었다! 얘가 자꾸 나돌아 다니더니 맛이 갔구나 라고 하더라. 하지만 긍정의 반응도 많았고, 내 가치관을 인정받는 건 참 달콤했다. (근데 사실 나는 긍정적인 편이라, 결국 마지막에 평가가 후한 편이다.) 하지만 또 다시 죽기 전을 한 번 떠올려보니 뭔가 빠진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앞서 가치관은 내가 다시 태어나서 살아도 가져갈 가치관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모두 가치관이 다르지만, 누가 봐도 나름 아름답지 않은 가치관이지 않나? 적어도 나는 좋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추가했다.

 

‘사랑하면서 살자’

 

고전과 인문학에서 자주 등장하는 내용이다. 주로 ‘사랑하지 않는 삶은 완숙되지 못하다’고 많이들 이야기한다. 그리고 나는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개념화해보았지만 실패했다. 내가 겨우 개념화한 것이 ‘나보다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다. 나는 사랑이 뭔지 잘 모른다. 진짜 사랑이 뭐냐. 고전의 멋진 위인들이 이야기한 것처럼 앞으로 사랑을 알고, 사랑을 하는 것이 나의 숙제다. 사랑이 뭘까? 아는 사람 설명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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