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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 일상속내생각

내가 책을 읽게된 과정

by 멍뭉미안녕 2020. 7. 30.

 

 

 

나는 어쩌면 부모님의 바램이 책을 읽는 사람으로 만든 것일 수도 있다. 내가 어릴적 초등학교도 가지 않았던 아이였을 때의 떠오르는 시기가 있다. 나는 안방 침대에서 책을 읽는다. 동생은 집 앞 골목에서 팽이치기를 한다. 동생은 조금 터프한 성격으로 팽이치기로 골목을 휘집고 다닌다. 그 것이 나와 내동생의 일상이었다. 그 때 당시에 나는, 책 읽는 아이로 친척, 가족에게 큰 기대를 받는다. 매우 어렸을 때임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의 질문이 기억난다. "나중에 어디 대학교 가고싶어?" 나는 대학교의 서열도 모르는데 tv에서 본 드라마가 끝난 후 나오는 협찬 광고에서 뜬 경희대학교를 이야기한다. 참고로 유치원생 또는 초등학생 저학년이었다. 알지도 못했는데. 어른들은 "에이 목표가 서울대는 되야지."라고 했다. 어렸을 때 나는 한글을 다른 친구들보다 빨리 깨우쳤다는 이유와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책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이러한 이야기를 몇 년동안 들어온 것 같다. 분명 그 이후로 책은 접고 나도 함께 팽이치기를 나갔는데 말이다. 

이후 나는 꽤 오랜시간 책을 읽지 않았다. 동생방에는 수많은 위인전이 꽂혀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와 동생은 둘이 합쳐 3권 정도 펴본 것 같다. 그 것도 tv에 나온 유관순, 허준, 정약용을 읽었던 것 같다. 나머지 위인전은 그대로 친척동생에게 전달되었다. 그래도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그 위인전들이 책읽는 나로 만들어 줬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지만, 결국 돌이켜보면 나는 초,중,고등 학생을 거치는 동안 거~의 책을 읽은 적이 없다. 결국 부모님이 사준 위인전은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그 시기는 컴퓨터가 대중화되는 시기라, 줄곧 게임에 집중했던 것 같다. 스타크래프트. 나의 학창시절은 스타크래프트라고 칭할 수 있을만큼 매우 빠졌었다.

내가 책을 다시 읽기 시작한 건 스무 한 살이 되어 군대에 입영했을 때다. 상병 언저리까지 호봉에 올랐을 때, 마음의 여유와 함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에 대해 고민을 시작한 것 같다. 당연히 1순위는 사이버정보방에서의 인터넷검색이였다. 세상에서 제일 짧게느껴진 시간이라고 하면 군대에서 인터넷을 한 시간인 것 같다. 싸이월드 한 바퀴를 돌면 벌써 시간이 지나 자리를 비켜줘여했던 기억이 있다. 무튼 인터넷, 족구 등으로도 시간이 남아 그 때부터 우연히 책을 한 권씩 보기 시작한 것 같다. 다를 수 있겠지만, 우리 군대는 각 생활관마다 책꽂이가 있었다. 아무도 손을 대지는 않았지만.

나는 운전병인데, 그냥 운전병이 아니고 음 전국에 400대 밖에 없다는 특수차량 운전병이었다. 아마 우리 부대에서 제일 편한 보직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내가 입소하였을 때, 그 보직이란 이후로 갈굼을 받았었다. 그만큼 무시무시한 꿀보직에 들어가게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등병, 일병 때는 조금 힘들었지만, (그 보직 안에서도 몸이 편한만큼 엄청난 갈굼이 성행하였다.) 상병부터는 꽤 편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 때부터 시간이 남아 꽤 많은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것이 진짜로 독서를 시작한 시기다. 내 기억상 군대에서 읽은 책이 약 50권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렇다. 군대에서 유일하게 남겨온 이점은 독서습관이였다.

하지만, 제대 후 또 다시 나는 복학생 라이프에 푹빠지기 시작했다. 책에 눈길이 가면서도 결국 손으로 책을 펴는 일은 다시 줄어들었다. 20대 초중반 정말 원없이 술을 마셨고, 원없이 놀러다녔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외향적인 친구들을 만나 마구잡이식으로 논 것 같다. 놀러도 많이 다니고, 알바도 자주하였다. 아 나는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고 인서울도 아닌 수도권도 아닌 지방대를 졸업하였는데, 이는 내 삶을 다채롭게 해줄 수 있는 환경이었다. 이런 말을 하기 조심스럽지만, 확실히 서울에 있는 친구들보다 지방에 있는 친구들이 미래 걱정이 덜한 것 같다. 우리는 산과 호수가 있는 곳 도시에서 시간을 보내며 밤낮을 유흥으로 보낸 것 같다. 정말 자유로웠다. 얻게 된 자유와 공동체는 유흥으로 이어졌다. 내 대학생활은 그랬다.

이십대 중반 이후가 제대로 독서를 시작한 시기다. 바로 입사 후다. 26살이다. 나는 입사와 동시에 또 한 번 다른 삶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20대 초 중반을 방탕하게 보냈다면, 입사와 동시에 삶이 점점 담백해지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사람들과의 만남이 줄었다. 혼자만의 시간이 늘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책을 들기 시작했다. 출퇴근시간, 퇴근 후, 주말. 나는 보통 사람들보다 친구들과의 만남이 잦다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시간은 남았다. 아마 여자친구의 부재일 수도 있겠다. 무튼 그렇게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사회초년생이란 힘든 시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방안이였을 수도 있겠다. 나는 책을 다시 좋아하게 되었고, 책과 관련된 것들에 관심이 번지기 시작했다. 매년 목표도 점점 상향되었다. 연 20권, 25권 30권. 그리고 코로나19가 덮친 올해는 상반기동안 35권을 돌파하였다. 독서량이 꽤많이 늘었다. 이제는 안읽으면 아쉬울 정도. 

글이 자주 삼천포로 빠졌지만, 바이오리듬처럼 내가 책을 읽는 시기는 매우 변동적이었다. 이는 의미하는 바가 있다. 독서는 다른 것들에 대해 쉽게 대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독서를 너무나 좋아해도. 결국에는 유튜브처럼 여유롭게 하기엔 어려울 수 있다. 이유는 뇌가 찾지는 않는 것 같다. 우리는 유흥, 유튜브, 게임 등에 쉽게 빠진다. 이는 단순 재미뿐만 아니라 뇌를 자극하는 무엇이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하지만 독서는 다르다. 오히려 뇌에 색다른 부담을 준다. 이를 적응하기는 조금 오래걸리는 것 같다. 이겨내야하는 부분이 분명 존재하는 것 같다. 그래서 책을 접할 때는 최대한 책의 부담을 내려놓고, 아주 편하게 접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책 한 권이 아닌 문구만 봐도 된다. 만화책을 봐도된다. 그 것이 독서 습관의 포인트같다.그럼에도 지금에와서 독서에 빠진 나는 내가 너무 좋다. 책이 좋다. 책을 읽는 시간이 행복하다. 그래서 나는 줄곧 외로움을 선택하는 것 같다. 책이 있으면 혼자여도 행복할 수 있다. 우리가 어쩌면 짧고 어쩌면 길게느껴지는 이 삶에 책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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