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을 하고싶어요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
헌법 37조 1항
“ 당신의 헌법에 대해 궁금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
헌법. 너무나도 멀게 느껴지는 단어다. 사실 내가 살아가면서 직접 헌법을 찾아보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회사 내규도 잘 안보는데..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은 했다. “내가 헌법을 하나 하나 알지는 못하지만, 헌법의 존재 이유만으로 사람이 세상을 살 수 있구나.” 헌법의 존재자체로 영향력이 있구나.
김제동은 이 책에서 헌법을 친절하게 소개한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
헌법은 꽤나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라고 만들어진 것이라고.
연약한 사람들이 모여 살기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그러니 어려워하지말고 미워하지말자고.
이 메시지를 통해 느끼는 것이 있다면 이 책의 의도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았을까 한다.
연약한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사랑스러운 헌법
p.90
에드윈 캐머런
"그럼요, 잘 이해했습니다. 아주 아름다운 질문입니다. 제 생각에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인 것 같아요. 헌법은 단순히 권력을 행사하는 방법 이상으로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헌법은, 입법부는 이런 권한을 갖고, 사법부는 이런 권한을 갖고, 경제 부처는 이런 권한을 갖는다고 명시할 뿐 아니라 우리 같은 사람들이 소망하는 미래를 담고 있기도 하거든요. 제동씨가 헌법의 그런 점을 느끼는 것 같아요. 헌법은 법률가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헌법은 여러 가지 원리 원칙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그리는 미래의 모습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야만 하구요.
p.120
저로서는 인간의 연약함을 기억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30년, 40년 뒤에는 우리가 어떻게 기억될까요? 우리의 유산은 무엇이겠습니까? 우리의 오만함, 자존심, 거만함이 아니라 친절함이어야겠지요. 동성애자인 저는 약점이 매우 많은 사람입니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자로 거의 죽을 뻔한 위기를 겪은 저로서는, 언제든 비난받고 상처입기 쉽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을 마주할 때면, 저도 약점이 있는 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자신의 인감다움을 계속해서 기억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판사들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 이러한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p.133
생명은 그래요.
어디 기대지 않으면 살아갈 수 있나요?
공기에 기대고 서 있는 나무들 좀 보세요.
우리가 기대는 데가 많은데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니
우리 또한 맑기도 흐리기도 하지요.
비스듬히 다른 비스듬히를 받치고 있는 이여
그렇게 '비스듬히' 서로를 받치고 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죠. 살다가 어느 날 혼자 남겨진 듯한 느낌이 들 때 제가 당신에게, 당신이 제게 그랬으면 참 좋겠습니다.
p.149
그들은 그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우리는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 됩니다. 세상의 모든 싸움은 옳음과 그름의 싸움이 아니래요. 그러면 벌써 끝났죠. 세상의 모둔 싸움은 옳음과 옳음의 싸움이래요. 그들이 봤을 땐 그게 옳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는 우리가 옳은 일을 하자. 저는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157
민주주의 핵심 가치가 뭘까요? 나는 나의 생각을 말할 권리가 있고, 당신은 당신의 생각을 말할 권리가 있다. 나는 당신의 생각에 반대할 권리도 있고, 찬성할 권리도 있고, 당신도 나의 생각에 반대할 권리도 있고 찬성할 권리도 있다. 그러나 내가 당신의 의견에 반대한다 할지라도 누군가가 당신의 말할 권리 자체를 빼앗으려 한다면, 기꺼이 당신 편에 서서 함께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 하는 것이 민주주의 핵심 가치 잖아요.
p.160
저는 시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를 위해 울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이들이 있어야 우리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을까요?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 함민복 시인 - 긍정적인 밥
p.169
저는 환경을 보호한다는 게 다른 게 아니라,
생명에 이름을 붙이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름을 붙이는 순간 소중해지잖아요.
지켜주고 싶잖아요.
개인용 텀블러에 이름 새겨서 가지고 다니는 게 멋있어 보이고 유행이 되면 좋겠어요. 저도 그렇게 한 지는 얼마 안됐어요. 방송국에 있다보면 하루에도 종이컵을 몇 개씩 쓰게 되니까 어느 순간 너무 아깝더라고요. 누구든 먹고사는 문제를 잘 해결하는 사람, 후대를 생각하는 사람이 멋있잖아요. 자연을 ㅌ오틀어서 모든 생명체들이 더불어 잘살 수 있게 만드는 생물이 가장 멋져 보이지 않나요?